갑자기 일본이 너무 가고 싶어서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굉장히 쌌다. 처음에는 요나고가 아닌 사가를 가려했으나 1박 2일 일정으로 해야 싸서 고민을 좀 했는데.. 2박 3일 일정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싼 비행기가 요나고행이어서 요나고로 가게 되었다. 요나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좀 알아봤는데. 알고 보니 코난 마을이 있는 곳이었다. 무조건 여기다 싶어서 숙소를 알아봤는데... 숙소가 비행기표보다 비쌌다. 저번에도 나고야 갔을 때도 비행기보다 숙소를 많이 줬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다. 연박은 너무 비싸서 못하고 각각 다른 곳에서 자게 되었는데. 하루는 7만 원짜리 호텔에서 다른 하루는 한 박에 20만 원을 투자했다. 7만 원짜리 호텔에서 연박하고 싶었는데 불가능했다.. 이게 여행 일주일 전의 이야기.
여행 3일 전
요나고가 교통이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버스 시간도 맞추려면 언제 어디 갈지 동선도 짜야했는데 진짜 너무 귀찮아서 여행에 가기 싫었다. 그래도 먹는 건 중요하니 맛집을 먼저 예약했다. 예약이 꽉 차있어서 못 먹나 했는데 다행히 예약확정 메일이 다음날 도착했다.

처음의 계획은 가자마자 요나고 시내를 구경한 후 쇼핑을 좀 한 다음 흑우가 유명하다고 해서 흑우를 먹고 혼자 맛있는 술을 먹고 집에 오는 게 첫째 날. 체크아웃을 한 이후에 짐을 두 번째 숙소에 맡기고 코난 마을에 가서 2시간 있다가 버스 시간 맞춰서 돌아와 숙소에서 저녁 먹고 온천 갔다가 숙소에서 쉬는 것이었다.(코난마을이 왕복 4시간) 그리고 아침에 조식 먹고 공항으로 가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나중에 쓰겠지만 2일째는 계획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이유는 그냥 귀찮아서ㅠ
여행 하루 전
일이 어쩌다 보니 개 늦게 끝나서 운동도 못 가고 설상가상 내릴 정류장에서 못 내려서 결국 택시 타고 집에 귀가했다. 이 날 화나는 일이 분명 더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어쨌든 집에 도착해서 짐을 쌌다. 이것마저도.. 너무 지치고 힘든. 여행은 다 좋은데 짐 싸고 짐을 푸는 모든 과정이 너무너무 귀찮다.
여행 당일
비행기 출발이 13:25이라 10시 공항버스를 타려고 8:30에 일어나게 알람을 맞췄는데 9시에 일어났다 미친 줄 알았다. 결국 이러고 택시 탔다. 시작이 안 좋았다. 물론 내 잘못이 지망.. 어쨌든 버스 타고 숙면을 취했다. 일어나서 내리려고 보니 12시 10분쯤이었는데. 비행기가 지연됐다고 카톡이 와 있었다. 만약 지연 안 됐으면 비행기 못 탈 뻔..

셀프체크인을 하려 했는데 자꾸 여권정보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모바일체크인도 해보려고 했는데 나더러 그런 예약은 없다고 하길래 엥 뭐지 항공사 탓만 엄청하면서 체크인하러 갔는데 알고 보니 성이랑 이름 바꿔 써서 인식이 안 됐던 거라고.. 진짜 스스로가 너무 멍청해 보여서 말도 안 나왔다. 아직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대단한 나.
다행히 잘 체크인하고 출국장을 들어올 수 있었다. 원래는 항상 비행기 타기 전에 귀 아프니까 약을 꼭 사 먹는데 이번엔 생략했다. 이유는 그냥. 롯리에서 감튀랑 콜라 사서 탑승수속하는데서 먹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면서도 귀가 하나도 안 아파서 놀랐다. 여태 왜 그랬지 싶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공항이 너무 작아서 엄청 오래 걸렸다. 30분은 기다린 것 같았다.
공항버스를 타야 하는데 현금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돈 인출하고 1000엔 좀 깨고 버스 타러 엄청 뛰었다.


버스(600엔)를 타고(지금 생각해 보면 노이득이다) 가이케온천을 들려 요나고역으로 갔다. 노을 지는 풍경이 너무 예뻤다.
요나고 역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걸어가려 하는데 길 찾는데 한 번 헤매주고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텔 프런트가 2층이었는데 엘베 따윈 없었다. 계단으로 올라가 체크인하고 열쇠를 받았다(열쇠는 충격적이었다). 다행히 객실로 가는 엘베는 있어서 6층까지 계단으로 가지는 않아도 됐다. 비행기 지연도 있었어서 구경을 다니기엔 시간이 너무 애매했고 핸드폰 배터리도 30 퍼 밖에 안 남아서 충전하면서 좀 쉬다가 근처 이온몰(롯데마트 같았다)에 가서 구경 좀 하다가 고기를 먹으러 갔다.


아니 근데 숙소-이온몰 - 7분 , 이온몰-고깃집 - 17분 걷기 싫은 건 둘째치고 내가 나갔을 때가 저녁 6시 30분 정도였는데 진짜 개깜깜하고 길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너무 무서웠다. 이온몰까지 가는 길까지는 어느 정도는 괜찮았는데 이온몰부터 고깃집 가는 길은 무슨 깜깜하고 사람도 없는 것도 무서웠는데 길가에 불상? 비슷한 게 계속 있어서 진짜 개 무서웠다;





어쨌든 도착해서 시키려고 하는데 외국인은 음료수 하나는 무료여서 콜라를 무료로 받았다. 고기는 다이센 모둠 2인을 먹었는데 나고야에서 먹었던 게 더 맛있었다. ㅎ 먹고 오늘의 디저트 3종모둠도 시키려고 했으나 오늘 디저트에는 티라미수가 있다고 해서 포기하고 계절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밤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엄청 맛있다는 아니었고 먹을만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건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먹고 나서 칵테일바를 찾아서 갔는데 그 길을 또 걸어가기가 싫어서 버스 탔다.
원래 일본에서 버스를 탈 때 정기권이 항상 있어서 보여주고 타기만 했었다. 그래서 그런 게 없는 상태에서 버스를 타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타는지 몰랐는데 승차한 후 티켓이 나오면 뽑고 안 나오면 그냥 없는 채로 전광판에 노티켓이라고 적힌 가격을 내면 되는 거였다. 이번에 버스를 마스터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버스를 타고 칵테일 바에 갔는데 만석이었다. 마스터도 예약이 차 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10분 뒤에 우리 나갈 거라고 오라고 계속 이야기해서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분은 내가 일본 사람인지 알았던 건지 계속 뭔가 말씀하시긴 했는데 술취하셔서 잘 못 알아들었다. 근데 이 분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자기 학생이 고기만두를 사 왔고 뭐 이런 이야기.. 그리고 옆에 앉아 계시던 여성분 중 한 명이 일본 복싱 챔피언이라고 해서 진짜 개구라인줄 알았는데 진짜였고 이 말씀하시던 할아버지는 위키백과에도 나오는 염색체 공학 교수였다(오 시 무라 미츠오).
이 분들이 가시고 옆에 계시던 여성분이 말 걸어주셨는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뭔가 이야기가 계속 지속되고 옆에 계시던 남성분(자칭 마피아)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두 분이 같이 일 하시고 이 가게에 자주 오신다고 하셨다. 여성분(마사코상)은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물어보셨다. 다행히 내가 봤던.. 사랑의 불시착, 펜트하우스, 스카이캐슬은 같이 대화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비록 나는 한드는 많이 안 보지만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술을 시킬 때 가게에 있는 과일을 말씀드리면 그걸로 술을 만들어주셨다. 처음이어서 당황했으나 너무 맛있었고 블루치즈케이크가 있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내가 아는 일반 치케랑 맛이 달랐다. 호불호가 있을 법한 맛이었지만 맛있었다.
내가 가게에 도착한 게 9시 좀 넘어서였던 것 같은데 그분들은 11시 가까이되어서야 가셨다.(알고 보니 6시에 오셨다고..)
계산하시면서 오늘 너무 즐거웠다고 내 것까지 계산해 주고 가셨다..
두 분이 가시고 나서 마스터가 좀 혼자 쉬러 왔는데 무리하지는 않았냐고 물어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옆에 단골손님이랑도 괜찮으면 대화해도 괜찮다고 안심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말해주셨는데 먼저 말 걸기는 무리어서 괜찮다고 하고 술 한 잔 더 시키고 계산하고 나오려고 계산부탁드렸는데 아까 남성분(마나부상)이 다 계산해 주시고도 돈 좀 더 남겨주고 가셨다고 그리고 나머지 차액은 그냥 마스터의 마음이라고 여행하는데 더 쓰라고 그냥 가라고 하셨다. 초 럭키한 하루.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진짜 오랜만에 2시 반에 잤다.
싱가포르 여행기는 여행 갔다 오고 한 달 뒤에 써보려고 노력했는데 중간에 쓴 거 날아가서 다시 시작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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